Opinion :정덕구의 NEAR 와치
패거리 이념 정치 국정 문란 가져와
정치·인물·정책 생태계 망가뜨려
대선후보들, 권력 한계 인정할 때
흑역사 단절하고 협치 제도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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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아주 특별한 한 해가 밝았다. 새해 들어 한국 국민에게는 두 가지 기본 질문이 던져진 것 같다. 첫째는 산업화·민주화·선진국화를 이룩한 한국 국민이 왜 점점 더 행복하지 못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이다. 둘째는 이런 대한민국의 국력과 국격에 맞는 큰 바위 얼굴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이다.
먼저 유엔 산하 자문기구의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 국가 순위는 2013년 41위에서 2020년 61위로 급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또 새해 들어 우리 국민은 깊은 고뇌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현재 부각되고 있는 후보 중 나라의 국력과 국격에 맞는 큰 인물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돌이켜보면 21세기는 문명사적 전환시대였고, 한국은 급격한 변화에 직면했다. 금세기 초 한국은 외환위기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압축 성장, 압축 고도화 과정에서 축적된 사회·문화적 갈등 요인을 해소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한국의 정치 리더십은 이 중차대한 시대적 과업을 이념적 잣대로 재단했다. 5년마다 각기 다른 시대정신을 들고나와 반대 이념을 부정하며, 집단 패싸움에 골몰했다. 그 결과 한국 정치에는 오랫동안 가치 축적과 협치라는 정치 문화가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국가 리더십은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하고 경제·사회적 갈등 요인도 점점 쌓여만 갔다. 한마디로 국가 사회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씻어내는 간과 신장의 역할을 해야 할 정치 리더십이 그 기능을 거의 상실하기에 이른 것이다.
노폐물이 쌓인 하수도 정치
이에 국민은 정치 체제를 노폐물을 걸러내는 상수도 체계로 보지 않고 노폐물이 쌓여 있는 하수도 체계로까지 인식하게 되었다. 이것은 정치에 대한 냉소·불신, 사회적 신뢰 상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켜 왔다. 그러다 보니 한국은 경제적 성취를 국민 행복으로 연결하는 데 실패하고 다수 국민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 나라가 되었다. 이러한 병리 현상을 치유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서 국정의 상당 부분에 걸쳐 생태계 침하가 진행되었다.
특히, 한국의 정치 생태계는 소인국 생태계로 작게 침하하였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5년마다 완장 찬 이념 세력들이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듯이 밀고 들어와 전문가 그룹을 배척하고 말 잘 듣는 작은 인물들, 폴리페서들과 함께 국정을 장악했다. 국가 사회 지배구조는 위기에 빠지고 국론은 양분되며 정치·정책 프로세스의 생산성은 바닥에 떨어졌다.
반면 비전과 큰 뜻을 가진 인물들은 정치를 외면하거나 그 안에서 점점 작아지기 일쑤였다. 정치인들은 가치형 인간에서 생존형 인간으로, 간혹 생계형 인간으로까지 전락하고 그들의 처신과 언행은 새털같이 가볍고 저속해졌다. 그 결과 정치권의 인물 생태계는 배타적 폐쇄회로에 갇혀 조약돌 생태계로 천착되었다. 그리고 공직·정책 생태계를 황폐화했다.
오랫동안 “누구누구도 했는데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는 반문이 대통령 출마의 이유가 되고 진영 내부자들은 자기 진영의 후보를 채색된 포장으로 감쌌다. 더욱 커 보이게 하기 위하여 진영별로 스크럼을 짜고 그를 목말에 태워 올렸다. 그러나 당선 후에는 포장이 벗겨지고 그 스크럼은 그를 가두는 굴레가 되었다.
이렇게 작은 그릇의 인물이 대통령이 되며 그 안에 큰 그릇을 품지 못했고 작은 대통령에게 쥐여 준 너무 큰 칼은 함부로 쓰이면서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베는 흉기로 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완전히 실패한 정치 제도로 인식되고 작은 대통령들은 역사에 큰 점 하나 찍지 못하고 형극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 연장 선상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를 맞고 있다.
전임 대통령 흑역사 따라갈 건가
이렇게 척박한 정치·인물 생태계 속에서 무슨 큰 바위 얼굴이 길러질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지금 세계는 질서 파괴, 대혼돈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의 정치 생태계 하에서 우리의 주권·생존권·정체성을 잘 지켜나갈 수 있겠는가? 새로운 선택을 고민할 때다.
모든 대통령 후보에게 남은 50일은 치명적으로 중요한 시간일 것이다. 권하건대 후보들 각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깊은 역사의식 속에서 국가의 미래를 경작(耕作)할 새로운 그림을 그려 보기 바란다. 좋은 정치는 권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과연 나는 혼자 이 복잡하고 큰, 나라의 국정을 잘 이끌고 갈 자신이 있는가, 나는 실패한 전임 대통령들이 갔던 흑역사의 운명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갈 것인가? 이제 이념에서 탈피하고 개인 역량보다 새로운 협치 시스템에 의한 국정체제로 바꾸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먼저 선거 이전에서라도 비슷한 깃털끼리 정책 협치를 시도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당선 후에는 자신을 내려놓고 협치를 제도화할 새로운 정치 체제를 창출하는 담대한 선택에 나서기 바란다. 이것은 역사에 큰 획을 긋고 큰 점을 찍는 일이다. 따라서 협치가 이번 선거의 핵심 가치이다.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
여러모로 아주 특별한 한 해가 밝았다. 새해 들어 한국 국민에게는 두 가지 기본 질문이 던져진 것 같다. 첫째는 산업화·민주화·선진국화를 이룩한 한국 국민이 왜 점점 더 행복하지 못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이다. 둘째는 이런 대한민국의 국력과 국격에 맞는 큰 바위 얼굴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이다.
먼저 유엔 산하 자문기구의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 국가 순위는 2013년 41위에서 2020년 61위로 급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또 새해 들어 우리 국민은 깊은 고뇌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현재 부각되고 있는 후보 중 나라의 국력과 국격에 맞는 큰 인물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돌이켜보면 21세기는 문명사적 전환시대였고, 한국은 급격한 변화에 직면했다. 금세기 초 한국은 외환위기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압축 성장, 압축 고도화 과정에서 축적된 사회·문화적 갈등 요인을 해소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한국의 정치 리더십은 이 중차대한 시대적 과업을 이념적 잣대로 재단했다. 5년마다 각기 다른 시대정신을 들고나와 반대 이념을 부정하며, 집단 패싸움에 골몰했다. 그 결과 한국 정치에는 오랫동안 가치 축적과 협치라는 정치 문화가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국가 리더십은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하고 경제·사회적 갈등 요인도 점점 쌓여만 갔다. 한마디로 국가 사회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씻어내는 간과 신장의 역할을 해야 할 정치 리더십이 그 기능을 거의 상실하기에 이른 것이다.
노폐물이 쌓인 하수도 정치
이에 국민은 정치 체제를 노폐물을 걸러내는 상수도 체계로 보지 않고 노폐물이 쌓여 있는 하수도 체계로까지 인식하게 되었다. 이것은 정치에 대한 냉소·불신, 사회적 신뢰 상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켜 왔다. 그러다 보니 한국은 경제적 성취를 국민 행복으로 연결하는 데 실패하고 다수 국민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 나라가 되었다. 이러한 병리 현상을 치유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서 국정의 상당 부분에 걸쳐 생태계 침하가 진행되었다.
특히, 한국의 정치 생태계는 소인국 생태계로 작게 침하하였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5년마다 완장 찬 이념 세력들이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듯이 밀고 들어와 전문가 그룹을 배척하고 말 잘 듣는 작은 인물들, 폴리페서들과 함께 국정을 장악했다. 국가 사회 지배구조는 위기에 빠지고 국론은 양분되며 정치·정책 프로세스의 생산성은 바닥에 떨어졌다.
반면 비전과 큰 뜻을 가진 인물들은 정치를 외면하거나 그 안에서 점점 작아지기 일쑤였다. 정치인들은 가치형 인간에서 생존형 인간으로, 간혹 생계형 인간으로까지 전락하고 그들의 처신과 언행은 새털같이 가볍고 저속해졌다. 그 결과 정치권의 인물 생태계는 배타적 폐쇄회로에 갇혀 조약돌 생태계로 천착되었다. 그리고 공직·정책 생태계를 황폐화했다.
오랫동안 “누구누구도 했는데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는 반문이 대통령 출마의 이유가 되고 진영 내부자들은 자기 진영의 후보를 채색된 포장으로 감쌌다. 더욱 커 보이게 하기 위하여 진영별로 스크럼을 짜고 그를 목말에 태워 올렸다. 그러나 당선 후에는 포장이 벗겨지고 그 스크럼은 그를 가두는 굴레가 되었다.
이렇게 작은 그릇의 인물이 대통령이 되며 그 안에 큰 그릇을 품지 못했고 작은 대통령에게 쥐여 준 너무 큰 칼은 함부로 쓰이면서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베는 흉기로 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완전히 실패한 정치 제도로 인식되고 작은 대통령들은 역사에 큰 점 하나 찍지 못하고 형극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 연장 선상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를 맞고 있다.
전임 대통령 흑역사 따라갈 건가
이렇게 척박한 정치·인물 생태계 속에서 무슨 큰 바위 얼굴이 길러질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지금 세계는 질서 파괴, 대혼돈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의 정치 생태계 하에서 우리의 주권·생존권·정체성을 잘 지켜나갈 수 있겠는가? 새로운 선택을 고민할 때다.
모든 대통령 후보에게 남은 50일은 치명적으로 중요한 시간일 것이다. 권하건대 후보들 각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깊은 역사의식 속에서 국가의 미래를 경작(耕作)할 새로운 그림을 그려 보기 바란다. 좋은 정치는 권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과연 나는 혼자 이 복잡하고 큰, 나라의 국정을 잘 이끌고 갈 자신이 있는가, 나는 실패한 전임 대통령들이 갔던 흑역사의 운명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갈 것인가? 이제 이념에서 탈피하고 개인 역량보다 새로운 협치 시스템에 의한 국정체제로 바꾸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먼저 선거 이전에서라도 비슷한 깃털끼리 정책 협치를 시도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당선 후에는 자신을 내려놓고 협치를 제도화할 새로운 정치 체제를 창출하는 담대한 선택에 나서기 바란다. 이것은 역사에 큰 획을 긋고 큰 점을 찍는 일이다. 따라서 협치가 이번 선거의 핵심 가치이다.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