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보도자료 가치관·상호인식·기술격차 ‘3개의 거리’… 실사구시·자강·소통 ‘3개 다리’로 극복 (문화일보 2021/8/7)

 가치관·상호인식·기술격차 ‘3개의 거리’… 실사구시·자강·소통 ‘3개 다리’로 극복 (문화일보 2021/8/7)


■ ‘韓·中관계 발전’ 요건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차이에 따른 국가적 가치관과 기술 경쟁력 격차, 서로에 대한 인식차 등 ‘3개의 거리’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거리가 계속해서 방치되면 한·중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미래의 원만한 한·중 관계를 위해서는 실사구시 및 정경분리, 자강, 소통 등을 골격으로 ‘3개의 다리’를 놓아 거리를 이어 붙여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되는 이유다.

26일 니어재단은 한·중 관계 수교 29주년을 맞아 출간한 ‘극중지계’에서 ‘가치의 거리’는 오랜 역사가 문화적인 동질성과 이질성의 동시 초래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중국에 공산당 정부가 들어서고 냉전 시대에 한·중 사이의 문이 오래 닫히면서 가치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자유민주주의와 개방경제 등을 국가 정체성으로 세운 반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들어서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을 분명히 하며 거리가 더욱 멀어지고 있다.

‘기술 경쟁력의 거리’는 지난 30년간 우위를 점해왔던 한국의 기술력을 중국이 최근 10년간 추격해 왔고 이제 많은 부문에서 추월하기도 하는 상황과 관련됐다.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경쟁에 돌입하며 과학기술 신냉전 시대를 열었다. 방대한 인구를 무기 삼아 한국을 내려다본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상호인식의 거리’는 중국이 중화 민족주의를 강화하며 복속의식을 되살리고, 한국은 이 같은 중국의 강압 외교에 휘청거린다는 우려를 낳는 상황을 의미한다. 니어재단은 이러한 중국의 대국주의 인식과 한국의 저자세를 한·중 관계 발전에 큰 장애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극중지계에서 이처럼 벌어진 한·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실사구시·정경분리의 다리 △자강의 다리 △문화교류·미래세대 소통의 다리 등 3개의 다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우선 경제인이 중국을 상대로 정경분리, 실사구시의 원칙에 따르고 정부가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자강을 반도체와 배터리는 물론, 미래산업의 전략 소재와 부품 등 분야에서 중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등 한국이 중국에 꼭 필요한 나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았다. 또 양국의 미래세대들이 서로에 대한 인식 공유의 폭을 넓히면서 상호 공존의식을 강화하는 노력도 한·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방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