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대만 문제로 대립 기후변화 손잡고 긴장완화 가능 첨단기술 분야 절대 협력 못해”
세계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의 부상에 기인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미·중은 기후변화·자연재해 등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긴장 관계를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같은 결과는 5일 니어재단 글로벌서베이팀이 북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의 28개국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담겼다.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맞닥뜨린 각종 도전 과제와 위기의 원인으로 △중국의 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미국의 리더십 쇠퇴 등을 순서대로 꼽았다. 북미·유럽·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출신 응답자들의 25%·33.3%·23.8%가 중국의 부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특히 흥미롭다. 니어재단은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전 세계적인 함의를 가지는 것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의 외교·안보가 미·중 관계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미·중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설문 응답자들은 향후 10년 미·중 관계의 최대 이슈로 대만 문제를 꼽았다. 기술과 정치, 무역 등이 그다음 이슈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관계는 대립·협력보다는 경쟁의 형태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니어재단은 “미·중 양국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그 대립이 오판이나 사태 악화 또는 우발적 사고로 인해 향후 10년 내 대만, 한반도 또는 남중국해 등의 지역에서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로 비화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응답자의 35%는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하지 않고 장기 갈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공중보건 등이 꼽혔다. 반면 두 나라가 절대 협력할 수 없는 분야로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흥기술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자유주의 중견국 및 글로벌 사우스 국가(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지역의 개발도상국)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연합끼리 평화와 번영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강화하면서 양자 간에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니어재단은 미·중 간 가드레일 조치 등 타협 수단을 만들고 늘리는 노력을 통해 비전과 전략적 이해관계 충돌을 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니어재단 글로벌 프로젝트 의장을 맡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공통 관심 분야에서 일종의 안전장치나 잠정조치, 혹은 운용방식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면서 “그럼에도 지역 그리고 세계질서를 둘러싼 양국 간의 복잡한 경쟁 관계를 감안할 때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타협이나 합의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여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무력충돌 않고 경제갈등 길어질 것” (문화일보 2023/12/05)
■ 니어재단, 28개국 전문가 42명 설문
“향후 10년간 대만 문제로 대립
기후변화 손잡고 긴장완화 가능
첨단기술 분야 절대 협력 못해”
세계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의 부상에 기인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미·중은 기후변화·자연재해 등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긴장 관계를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같은 결과는 5일 니어재단 글로벌서베이팀이 북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의 28개국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담겼다.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맞닥뜨린 각종 도전 과제와 위기의 원인으로 △중국의 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미국의 리더십 쇠퇴 등을 순서대로 꼽았다. 북미·유럽·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출신 응답자들의 25%·33.3%·23.8%가 중국의 부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특히 흥미롭다. 니어재단은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전 세계적인 함의를 가지는 것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의 외교·안보가 미·중 관계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미·중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설문 응답자들은 향후 10년 미·중 관계의 최대 이슈로 대만 문제를 꼽았다. 기술과 정치, 무역 등이 그다음 이슈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관계는 대립·협력보다는 경쟁의 형태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니어재단은 “미·중 양국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그 대립이 오판이나 사태 악화 또는 우발적 사고로 인해 향후 10년 내 대만, 한반도 또는 남중국해 등의 지역에서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로 비화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응답자의 35%는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하지 않고 장기 갈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공중보건 등이 꼽혔다. 반면 두 나라가 절대 협력할 수 없는 분야로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흥기술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자유주의 중견국 및 글로벌 사우스 국가(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지역의 개발도상국)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연합끼리 평화와 번영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강화하면서 양자 간에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니어재단은 미·중 간 가드레일 조치 등 타협 수단을 만들고 늘리는 노력을 통해 비전과 전략적 이해관계 충돌을 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니어재단 글로벌 프로젝트 의장을 맡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공통 관심 분야에서 일종의 안전장치나 잠정조치, 혹은 운용방식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면서 “그럼에도 지역 그리고 세계질서를 둘러싼 양국 간의 복잡한 경쟁 관계를 감안할 때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타협이나 합의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여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