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재단 세미나
윤병세 "동맹 없는 자강도, 자강 없는 동맹도 없다"
김성한 "전작권 전환, 동맹 기반 자강 시험대"
윤병세(왼쪽부터) 서울국제법연구원 이사장(전 외교부 장관)과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성한 고려대 교수(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워싱턴 한국국제교류재단(KF) 워싱턴사무소에서 한국 특파원단 대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권경성 특파원
'자강론'이 한미동맹 위축세를 돌파하기 위한 새 담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교 싱크탱크인 니어재단이 20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전통적 동맹 구도가 이완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결국 "스스로 힘을 축적해야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에 의존했던 대북 감시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니어재단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복합 전환기, 한국의 자강지계'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80년간 한국은 전후 미국의 안보 보호막 속에서 번영했다. 그러나 이제는 불가피하게 생존을 위한 자위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이 추구해야 할 자강의 길이 "동맹과 연대 없이 배타적으로 독자적인 생존 방정식을 모색하는 '자주'와는 다르다"고 지적하며 "동맹, 연대와 어우러져 국가 생존을 뒷받침하는 게 자강"이라고 짚었다. 자강이 이완하는 동맹의 돌파구로서의 전략이지, 동맹 자체를 대체할 순 없다는 뜻이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한국은 '동맹 없는 자강'을 선택할 수도 없고 '자강 없는 동맹'에 안주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스가(MASGA·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넘어 '마아가'(MAAGA·미국과 동맹을 위대하게)로 동맹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통해 한국이 미국에 필수적 동맹임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대 들어 동맹이 느슨해지고 있지만, 양국 간 전략이 맞닿은 부분들을 찾아 동맹과 자강 둘 모두를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윤 전 장관은 또한 '쿼드(QUAD)'와의 연계, 한중일 협력 활용,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등 맞춤형 다자외교도 필요하다고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전작권 전환 이전 한국군의 자체적 대북 태세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전작권 전환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동맹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이라며 "'동맹 기반 자강'의 중요한 시험대가 전작권 전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군이 더 많은 권한을 가지면 자율성은 높아지지만 미국의 억제력 제공은 줄어들 수 있다"며 "한국군의 정보·감시·정찰(IRS) 능력이 충분히 궤도에 오르고 독자적 지휘통제 역량이 검증된 시점에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니어재단 세미나
윤병세 "동맹 없는 자강도, 자강 없는 동맹도 없다"
김성한 "전작권 전환, 동맹 기반 자강 시험대"
윤병세(왼쪽부터) 서울국제법연구원 이사장(전 외교부 장관)과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성한 고려대 교수(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워싱턴 한국국제교류재단(KF) 워싱턴사무소에서 한국 특파원단 대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권경성 특파원
'자강론'이 한미동맹 위축세를 돌파하기 위한 새 담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교 싱크탱크인 니어재단이 20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전통적 동맹 구도가 이완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결국 "스스로 힘을 축적해야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에 의존했던 대북 감시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니어재단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복합 전환기, 한국의 자강지계'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80년간 한국은 전후 미국의 안보 보호막 속에서 번영했다. 그러나 이제는 불가피하게 생존을 위한 자위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이 추구해야 할 자강의 길이 "동맹과 연대 없이 배타적으로 독자적인 생존 방정식을 모색하는 '자주'와는 다르다"고 지적하며 "동맹, 연대와 어우러져 국가 생존을 뒷받침하는 게 자강"이라고 짚었다. 자강이 이완하는 동맹의 돌파구로서의 전략이지, 동맹 자체를 대체할 순 없다는 뜻이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한국은 '동맹 없는 자강'을 선택할 수도 없고 '자강 없는 동맹'에 안주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스가(MASGA·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넘어 '마아가'(MAAGA·미국과 동맹을 위대하게)로 동맹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통해 한국이 미국에 필수적 동맹임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대 들어 동맹이 느슨해지고 있지만, 양국 간 전략이 맞닿은 부분들을 찾아 동맹과 자강 둘 모두를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윤 전 장관은 또한 '쿼드(QUAD)'와의 연계, 한중일 협력 활용,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등 맞춤형 다자외교도 필요하다고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전작권 전환 이전 한국군의 자체적 대북 태세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전작권 전환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동맹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이라며 "'동맹 기반 자강'의 중요한 시험대가 전작권 전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군이 더 많은 권한을 가지면 자율성은 높아지지만 미국의 억제력 제공은 줄어들 수 있다"며 "한국군의 정보·감시·정찰(IRS) 능력이 충분히 궤도에 오르고 독자적 지휘통제 역량이 검증된 시점에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