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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중국은 힘 키우고, 미국은 돈 끌어가…한국의 '자강' 전략은? (2025.10.23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2기 들어 강화된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중국 제조업의 거침없는 굴기까지 한국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니어재단의 '복합 전환기, 한국의 자강지계' 세미나 현장/사진=머니투데이니어재단의 '복합 전환기, 한국의 자강지계' 세미나 현장/사진=머니투데이


니어재단은 지난 20일 '복합 전환기, 한국의 자강지계((自强之計)'라는 주제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가 전략 세미나를 개최해, '군사, 경제, 기술' 3가지 측면에서 자강지계를 논의했다.


김대중 정부의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부문이 무엇인지 찾아내 이를 대체할 자강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미동맹을 우리의 생존에 있어 보호막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제 동맹은 철저히 국익 계산에 기반한 냉혹한 방정식 속에 존재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군사적 자강 세션 발표를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한국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한미 간 권한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동맹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한국 산업의 3대 위협 요인

경제적 자강 분야의 발표를 맡은 김영수 중소기업정책개발원 원장은 한국 산업의 3대 위협 요인을 짚으며 한국 산업의 자강전략으로 전략 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개편을 내세웠다.


한국 산업에 대한 3대 위협요인은 △중국의 산업강국 부상과 과잉생산의 상시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자국 내 공급망 구축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에 따른 구조개편의 위기다.


김 원장은 2024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인데,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에 달한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제조 2025'에 대한 평가에서 중국은 2017년 이후 32개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 미국의 세계 수출 점유율을 추월했으며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이 역사상 마주했던 가장 강력한 적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은 2000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중간재 수출을 통해 유례 없는 성장을 경험했지만, 한국의 대중 무역관계는 2020년대 들어 구조적인 변화를 겪었다고 김 원장은 짚었다. 매년 200억~500억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흑자가 2022년 12억달러로 급감하고 2023년에는 180억달러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한국의 대중 수출품목과 중국의 공급능력이 완전 경합구조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한국에 또다른 충격을 던졌다. 김 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의도하는 바는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의 수입을 줄이고 관련 제조생산 기능을 미국 내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추이/그래픽=이지혜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추이/그래픽=이지혜


특히 김 원장은 현재 대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3500억달러 투자규모는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비추어보면 극히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5년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는 연평균 531억달러이며 이중 대미 투자 비중은 약 40%로 연평균 210억달러였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 부동산, 정보통신업, 광업에 대한 투자가 모두 포함된 수치다.


최근 10년간(2015~2024년) 국내 제조업의 설비투자 금액은 연평균 824억달러 수준으로, 대미 투자를 5년 동안 연간 700억달러씩 집행한다면 매년 국내 제조업 설비투자의 85%를 미국에 하는 셈이라고 김 원장은 짚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공동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은 AI 디지털 전환에 따른 구조 개편의 위기로 한국이 'AI 3대 강국'을 목표로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이지만, 미국 빅테크와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투자 스케일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김영수 원장은 한국산업의 자강을 위한 주요 정책 과제로 △산업특화 인공지능 개발·신기술 전략산업 육성 △소부장 공급망 강건화·방위산업의 전략산업화 △해외 첨단기술협력 강화·해외 신시장 개척 △기업 투자환경 개선·창업국가 구축 △인재중심의 혁신정책·산학연 연계 등을 제시했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