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 윤영관 前 외교부 장관 특별대담
◆ 시진핑 3기 대해부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3기 체제가 출범하면서 미국·중국 패권경쟁, 대만과의 양안관계, 북핵 해법 등 전 세계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몰아닥칠 전망이다. 초유의 장기 집권에 나선 시 주석의 미래는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국·미국·일본' 경쟁구도는 물론 최대 교역국으로서 한국 경제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3기 출범에 맞춰 니어재단은 시진핑 시대와 그 파장을 집중 분석한 '시진핑 신(新)시대 왜 한국에 도전인가?'를 출간했다. 대표 집필자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과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담에서 시진핑 3기 시대를 조명했다.
―시진핑 집권 3기 시대를 좌우할 대내외 변수는.
▷정덕구 이사장=우선 글로벌 경기가 조기에 회복될지가 관건이다. 장기 침체는 중국 경제에 독이 될 것이고 시진핑은 고난의 시기를 겪어야 할 것이다. 국내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와 정부의 통제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1~2년 내 시진핑 3기의 운영 성과가 나타날 텐데 실패하면 큰 정치적 파동이 일어나면서 시진핑 1인 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일 수도 있다.
▷윤영관 전 장관=2024년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중국 대결 정책이 지속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독 플레이였다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100% 활용하면서 압박하는 방식이다. 특히 내년에 대만에 선거도 있는데 어떤 정당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양안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 올해 5%대 성장을 전망했는데 중국의 경제 전망은.
▷정 이사장=올해 경제성장률이 5%대라고 전망하지만 4%도 어려울 수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는 중국 정부가 4조위안을 퍼부으면서 세계 경제도 살리고 중국도 대호황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재정 여력이 없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지방정부의 빚 부담에 따른 금융시장 리스크가 크다.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재정·금융정책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윤 전 장관=경제성장이 5%대로 고착되는 상황이다. 중국 내부적으로 인구 감소와 높은 부채비율 등 문제가 많다. 시진핑이 야심 찬 대외 목표를 설정하고 중국몽을 밀어붙이려면 경제가 밑바닥에서 받쳐줘야 하는데 결국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시진핑 1인 체제 구축에 따른 국제 정세 전망은.
▷윤 전 장관=미·중, 양안, 남북관계 등에 변화가 있을 텐데 특히 미·중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시진핑이 중국몽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위기 요소는 미·중 간 패권경쟁이 현재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험 수위가 높아졌을 때 소통하고 피해갈 수 있는 게임의 룰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 경쟁하면서도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 이사장=시진핑 1기 때는 미국에 대해 공세적으로 나갔다가 2기에는 더욱 속도를 내며 미국과 치킨게임을 벌였다. 반면 3기에 들어서면서 수세적으로 변한 모습이다. 이제 유연성을 갖고 수비형 대응에 나설 것이다. 미국이 팹4,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으로 짓누르고 있기 때문에 기술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작전상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향후 반도체 제조 메카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중국을 향한 반도체 압박은 계속될 것이다.
―시진핑 1인 체제는 순항할 것인가.
▷정 이사장=시진핑 주석 3기는 민생의 피폐와 자유의 속박, 통제 속에서 불안정하게 출발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 간 목숨을 건 패권 다툼은 중국을 더욱 고립시켜 왔고 이에 따른 파장은 중국을 축소 불균형 상태로 몰아왔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면 시진핑 1인 체제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앞으로 민심이반을 추스르고 유연성과 실사구시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미국과 관계도 잠정적 타협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윤 전 장관=독재정권의 속성은 견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대만과 경쟁 속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수한 것도 2~3일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오판했기 때문이다. 권력이 집중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견제가 사라지면 상황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대만과 관계에서도 (전쟁을 일으키는) 판단 실수를 할 수 있다. 미군 일각에선 중국이 2025년이나 2027년에 대만을 공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 한중관계 해법을 제안한다면.
▷윤 전 장관=작년 말에 나온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정부의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해 포용과 공존 등을 강조했는데 의미 있는 포지셔닝이다. 다만 정부의 방침이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한중관계는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한중 간 호혜 협력의 틀 안에서 공존관계를 관리하며 최대한 상호 이익에 기반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 이사장=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현란한 외교술수에 끌려다녔다면 윤석열 정부는 거리를 두면서도 양국 간 지정학적 요소, 북핵 문제, 경제협력 등 근본적인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가운데 한·미·일이 중국에 대항해 손을 잡은 상황에서 한중관계는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연내 시진핑 주석이 방한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중국과 공존하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진핑 체제가 영속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중국과 관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 중국과 적대적 관계가 되면 안 된다.
[임성현 기자]
◆ 시진핑 3기 대해부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3기 체제가 출범하면서 미국·중국 패권경쟁, 대만과의 양안관계, 북핵 해법 등 전 세계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몰아닥칠 전망이다. 초유의 장기 집권에 나선 시 주석의 미래는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국·미국·일본' 경쟁구도는 물론 최대 교역국으로서 한국 경제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3기 출범에 맞춰 니어재단은 시진핑 시대와 그 파장을 집중 분석한 '시진핑 신(新)시대 왜 한국에 도전인가?'를 출간했다. 대표 집필자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과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담에서 시진핑 3기 시대를 조명했다.
―시진핑 집권 3기 시대를 좌우할 대내외 변수는.
▷정덕구 이사장=우선 글로벌 경기가 조기에 회복될지가 관건이다. 장기 침체는 중국 경제에 독이 될 것이고 시진핑은 고난의 시기를 겪어야 할 것이다. 국내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와 정부의 통제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1~2년 내 시진핑 3기의 운영 성과가 나타날 텐데 실패하면 큰 정치적 파동이 일어나면서 시진핑 1인 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일 수도 있다.
▷윤영관 전 장관=2024년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중국 대결 정책이 지속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독 플레이였다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100% 활용하면서 압박하는 방식이다. 특히 내년에 대만에 선거도 있는데 어떤 정당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양안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 올해 5%대 성장을 전망했는데 중국의 경제 전망은.
▷정 이사장=올해 경제성장률이 5%대라고 전망하지만 4%도 어려울 수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는 중국 정부가 4조위안을 퍼부으면서 세계 경제도 살리고 중국도 대호황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재정 여력이 없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지방정부의 빚 부담에 따른 금융시장 리스크가 크다.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재정·금융정책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윤 전 장관=경제성장이 5%대로 고착되는 상황이다. 중국 내부적으로 인구 감소와 높은 부채비율 등 문제가 많다. 시진핑이 야심 찬 대외 목표를 설정하고 중국몽을 밀어붙이려면 경제가 밑바닥에서 받쳐줘야 하는데 결국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시진핑 1인 체제 구축에 따른 국제 정세 전망은.
▷윤 전 장관=미·중, 양안, 남북관계 등에 변화가 있을 텐데 특히 미·중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시진핑이 중국몽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위기 요소는 미·중 간 패권경쟁이 현재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험 수위가 높아졌을 때 소통하고 피해갈 수 있는 게임의 룰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 경쟁하면서도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 이사장=시진핑 1기 때는 미국에 대해 공세적으로 나갔다가 2기에는 더욱 속도를 내며 미국과 치킨게임을 벌였다. 반면 3기에 들어서면서 수세적으로 변한 모습이다. 이제 유연성을 갖고 수비형 대응에 나설 것이다. 미국이 팹4,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으로 짓누르고 있기 때문에 기술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작전상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향후 반도체 제조 메카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중국을 향한 반도체 압박은 계속될 것이다.
―시진핑 1인 체제는 순항할 것인가.
▷정 이사장=시진핑 주석 3기는 민생의 피폐와 자유의 속박, 통제 속에서 불안정하게 출발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 간 목숨을 건 패권 다툼은 중국을 더욱 고립시켜 왔고 이에 따른 파장은 중국을 축소 불균형 상태로 몰아왔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면 시진핑 1인 체제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앞으로 민심이반을 추스르고 유연성과 실사구시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미국과 관계도 잠정적 타협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윤 전 장관=독재정권의 속성은 견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대만과 경쟁 속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수한 것도 2~3일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오판했기 때문이다. 권력이 집중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견제가 사라지면 상황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대만과 관계에서도 (전쟁을 일으키는) 판단 실수를 할 수 있다. 미군 일각에선 중국이 2025년이나 2027년에 대만을 공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 한중관계 해법을 제안한다면.
▷윤 전 장관=작년 말에 나온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정부의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해 포용과 공존 등을 강조했는데 의미 있는 포지셔닝이다. 다만 정부의 방침이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한중관계는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한중 간 호혜 협력의 틀 안에서 공존관계를 관리하며 최대한 상호 이익에 기반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 이사장=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현란한 외교술수에 끌려다녔다면 윤석열 정부는 거리를 두면서도 양국 간 지정학적 요소, 북핵 문제, 경제협력 등 근본적인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가운데 한·미·일이 중국에 대항해 손을 잡은 상황에서 한중관계는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연내 시진핑 주석이 방한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중국과 공존하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진핑 체제가 영속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중국과 관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 중국과 적대적 관계가 되면 안 된다.
[임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