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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트럼프 관세에 세계 경제 지표도 ‘빨간불’ (2025/04/21 디지털타임스)

트럼프 관세에 세계 경제 지표도 ‘빨간불’ (2025/04/21 디지털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를 방증하는 주요 경제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봐 긴장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공동으로 발표한 '세계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 지수)에 따르면 이번 달 전 세계 타이거 지수는 5.95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7.710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다.

타이거 지수는 각종 경제·금융 지표와 신뢰 지수 등을 종합해 세계 경제 회복을 파악하는 지수다. 

부문별로는 이달 전 세계 신뢰 지수(기업 신뢰·소비자 신뢰 등 반영)가 -1.044로 3개월 연속 내렸고, 금융 지수(신용 증가·증시 시가총액·주가지수 등 반영)도 2개월 연속 하락한 7.144를 나타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연구원 등은 "세계 경제가 안정 신호를 보이던 중에 금융시장 변동성 및 정책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정책발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늦게 집계되는 거시경제 지표가 비교적 양호했던 것과 달리 이번 달 금융·신뢰 지수가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는데, 미국의 관세정책이 세계 무역과 금융시장을 어지럽히고 연초만 해도 긍정적이었던 성장 전망에도 타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달 한국의 신뢰 지수도 -1.426을 기록,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의 신뢰 지수는 경기 둔화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올해 1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해 2023년 3월(-1.510) 이후 최저인 -1.478을 찍었다. 2·3월엔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하락 전환했다.

이번 달 한국의 금융 지수도 2023년 3월(-3.895) 이후 최저인 -3.441를 기록했다. 

한국의 1월 타이거 지수는 -1.457로,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3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게 연구진 평가다. 이달 들어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불확실성 속에 소비자신뢰지수도 부진했으며,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땐 기준금리 인하 여력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연구진은 중국 경제에 대해 공급 과잉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에 직면한 만큼 미국과의 전면적 무역전쟁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 관세와 중국의 공급 과잉이라는 두 충격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경제에 특히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세계적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세계 무역의 붕괴와 정책 불확실성 증가는 분명히 성장을 억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IMF·세계은행(WB) 춘계총회(21~26일) 기간인 22일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17일 "우리의 새 성장 전망에는 눈에 띄는 하향 조정이 포함되겠지만 침체는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일부 국가의 경우 인플레이션의 상향 전망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 특히 환율 부분에서는 달러 강서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니어재단 주최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100일, 분석과 향후 전망' 특별 포럼에서 "6월 정도 돼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여 권한 등에 대한 법적 검토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그때까지 최대한 밀어붙일 기세"라고 말했고,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큰 틀에서는 트럼프의 스페이스가 좁아지고 있지만 환율 압박은 여전히 있을 수 있고, 관세 정책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