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Opinion :정덕구의 NEAR 와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민심의 5계>
항상 시대에 대한 부채의식 갖고
겸손하게 협치하라는 것이 민심
스승 같은 현신 얻어 난국 넘기고
구름 위 아닌 땅에서 국민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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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세계 10대 강국인 대한민국의 국가 지도자가 된 것입니다. 비록 불과 0.73%포인트 차이였지만 이번 선거 결과 앞에서 패자는 결과에 승복하며 승자에게 축하를 전하고 승자는 겸손하게 패자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냄으로써 일단은 민주 정치의 아름다운 귀결을 보여주었습니다. 실로 박빙의 선거 결과는 의미심장한 민심의 표현입니다. 겸손하라, 협치하라는 뜻이겠지요.
결국 국민은 오랫동안 정치의 외부자였던 정치 초년생 윤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시대정신에 따라 정치를 바꾸라고 명령합니다. 정치에 관한 한 윤 당선인의 공간은 거의 백지에 가깝게 비어 있습니다. 이제 그곳에 자신의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하고 그 그림은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그 백지에 무엇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이것이 바로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중차대한 부분입니다.
이제 윤 당선인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탄생은 시대가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임기 내내 ‘시대에 대한 부채의식’을 가지고 국정에 임해야 합니다. 사실 그가 선거 과정에서 그에게 불어 닥쳤던 수많은 역풍을 이겨내고 대통령이 된 것은 그의 뒤에서 그를 강력하게 밀어준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명제가 있었고 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순풍이 되어 불어준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권 교체를 이루었으니 그 민심의 순풍은 언제 어디서 역풍이 되어 그를 막아설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엄중한 민심 앞에서 윤 당선인이 꼭 지켜야 할 규범을 5계(戒)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념보다 실사구시 중시해야
1계. 윤 당선인은 대인의 풍모를 갖추고 소인 정치를 큰 정치로 바꿔야 합니다. 이를 단절(斷絕), 전환(轉換), 경장(更張)의 방법으로 이루기를 바랍니다. 대인 정치는 자신의 이념이나 정치적 이익을 국가 이익 밑으로 내려놓는 정치입니다. 양극단을 버리고 가운데로 수렴하는 정치입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적도 품을 수 있는 도량을 갖고 포용하며 주위 모든 정치 파트너와 더불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랍니다. 또 법치로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되 이를 훨씬 뛰어넘어 덕치에 이르기 바랍니다.
2계. 스승과 같은 현신(賢臣)을 만나 그를 거울과 나침반으로 삼고 항상 물으며 배우고 자책하며 자신을 닦기 바랍니다(以人爲鏡). 국정 운영은 본래 지도자 혼자 자기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율곡 선생의 말씀대로 천하의 머리로 하는 것입니다(集天下之知 決天下之事). 그러려면 천하의 인재를 찾아야 하고 그들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따라서 윤 당선인이 천하의 인재를 찾을 때는 반드시 스승 같은 인재를 찾아야 합니다. 천하의 머리를 찾는다고 하면서 학생 같은 인재를 찾아서는 안 됩니다. 바로 명군(明君)과 현신의 만남으로 국난을 극복할 때입니다. 명군은 누구인가요? 바로 현신을 알아보는 맑은 눈을 가진 지도자가 명군입니다. 그러면 현신은 어디에 있는가요? 바로 윤 당선인의 맑은 눈 속에 있습니다. 역사상 인물로는 중국 당 태종 때의 위징(魏徵·580~643)이, 국내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때 김정렴 비서실장(1924~2020)이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3계. 앞으로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갈 인물을 쓰는 데 전투적인 홍(紅)의 인물을 정치에, 전문가인 전(專)의 인물을 정책에 적절히 분리하여 기용하고 역할 분담시켜 국정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더욱이 집권 초기일수록 이념보다 실사구시(實事求是)하고 경제·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한 고조 유방이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용인술을 귀감 삼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권 초기부터 집권 말기까지 정치와 정책 모든 영역에서 홍의 인물들을 중용해 국정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랍니다.
국가 위해 개인 이익 희생해야
4계. 새 정부는 처음은 작으나 나중이 창대하기 바랍니다. 과거 실패한 대통령들은 당선 후 승리에 도취하여 오랫동안 구름 위를 걷다가 조기 레임덕에 빠졌습니다. 그 결과 처음은 창대하나 나중은 비참한 대통령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전쟁이 끝났으니 이제 말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승리의 기쁨을 짧게 갖고 구름 위를 오래 걷지 말고 땅에서 국민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인사가 만사입니다. 새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국정 체제와 인적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처음을 나중같이 나중을 처음 같이하기 바랍니다.
5계. 윤 당선인은 임기 내내 국가 공동체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이 충돌할 때 철저히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이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며 전임 대통령 중에는 이 도전 앞에서 스스로 무너지기도 하였습니다. 윤 당선인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은 감동할 것입니다.
윤 당선인이 역사에 큰 점을 찍고 대한민국이 국운 상승기를 맞이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
중앙일보Opinion :정덕구의 NEAR 와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민심의 5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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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세계 10대 강국인 대한민국의 국가 지도자가 된 것입니다. 비록 불과 0.73%포인트 차이였지만 이번 선거 결과 앞에서 패자는 결과에 승복하며 승자에게 축하를 전하고 승자는 겸손하게 패자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냄으로써 일단은 민주 정치의 아름다운 귀결을 보여주었습니다. 실로 박빙의 선거 결과는 의미심장한 민심의 표현입니다. 겸손하라, 협치하라는 뜻이겠지요.
결국 국민은 오랫동안 정치의 외부자였던 정치 초년생 윤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시대정신에 따라 정치를 바꾸라고 명령합니다. 정치에 관한 한 윤 당선인의 공간은 거의 백지에 가깝게 비어 있습니다. 이제 그곳에 자신의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하고 그 그림은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그 백지에 무엇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이것이 바로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중차대한 부분입니다.
이제 윤 당선인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탄생은 시대가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임기 내내 ‘시대에 대한 부채의식’을 가지고 국정에 임해야 합니다. 사실 그가 선거 과정에서 그에게 불어 닥쳤던 수많은 역풍을 이겨내고 대통령이 된 것은 그의 뒤에서 그를 강력하게 밀어준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명제가 있었고 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순풍이 되어 불어준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권 교체를 이루었으니 그 민심의 순풍은 언제 어디서 역풍이 되어 그를 막아설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엄중한 민심 앞에서 윤 당선인이 꼭 지켜야 할 규범을 5계(戒)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념보다 실사구시 중시해야
1계. 윤 당선인은 대인의 풍모를 갖추고 소인 정치를 큰 정치로 바꿔야 합니다. 이를 단절(斷絕), 전환(轉換), 경장(更張)의 방법으로 이루기를 바랍니다. 대인 정치는 자신의 이념이나 정치적 이익을 국가 이익 밑으로 내려놓는 정치입니다. 양극단을 버리고 가운데로 수렴하는 정치입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적도 품을 수 있는 도량을 갖고 포용하며 주위 모든 정치 파트너와 더불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랍니다. 또 법치로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되 이를 훨씬 뛰어넘어 덕치에 이르기 바랍니다.
2계. 스승과 같은 현신(賢臣)을 만나 그를 거울과 나침반으로 삼고 항상 물으며 배우고 자책하며 자신을 닦기 바랍니다(以人爲鏡). 국정 운영은 본래 지도자 혼자 자기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율곡 선생의 말씀대로 천하의 머리로 하는 것입니다(集天下之知 決天下之事). 그러려면 천하의 인재를 찾아야 하고 그들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따라서 윤 당선인이 천하의 인재를 찾을 때는 반드시 스승 같은 인재를 찾아야 합니다. 천하의 머리를 찾는다고 하면서 학생 같은 인재를 찾아서는 안 됩니다. 바로 명군(明君)과 현신의 만남으로 국난을 극복할 때입니다. 명군은 누구인가요? 바로 현신을 알아보는 맑은 눈을 가진 지도자가 명군입니다. 그러면 현신은 어디에 있는가요? 바로 윤 당선인의 맑은 눈 속에 있습니다. 역사상 인물로는 중국 당 태종 때의 위징(魏徵·580~643)이, 국내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때 김정렴 비서실장(1924~2020)이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3계. 앞으로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갈 인물을 쓰는 데 전투적인 홍(紅)의 인물을 정치에, 전문가인 전(專)의 인물을 정책에 적절히 분리하여 기용하고 역할 분담시켜 국정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더욱이 집권 초기일수록 이념보다 실사구시(實事求是)하고 경제·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한 고조 유방이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용인술을 귀감 삼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권 초기부터 집권 말기까지 정치와 정책 모든 영역에서 홍의 인물들을 중용해 국정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랍니다.
국가 위해 개인 이익 희생해야
4계. 새 정부는 처음은 작으나 나중이 창대하기 바랍니다. 과거 실패한 대통령들은 당선 후 승리에 도취하여 오랫동안 구름 위를 걷다가 조기 레임덕에 빠졌습니다. 그 결과 처음은 창대하나 나중은 비참한 대통령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전쟁이 끝났으니 이제 말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승리의 기쁨을 짧게 갖고 구름 위를 오래 걷지 말고 땅에서 국민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인사가 만사입니다. 새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국정 체제와 인적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처음을 나중같이 나중을 처음 같이하기 바랍니다.
5계. 윤 당선인은 임기 내내 국가 공동체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이 충돌할 때 철저히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이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며 전임 대통령 중에는 이 도전 앞에서 스스로 무너지기도 하였습니다. 윤 당선인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은 감동할 것입니다.
윤 당선인이 역사에 큰 점을 찍고 대한민국이 국운 상승기를 맞이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