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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위기 원인은 '인컴 쇼크'…기업도산 막을 전방위 대책 세워야" (매일경제 2020/4/5)

"위기 원인은 '인컴 쇼크'…기업도산 막을 전방위 대책 세워야" (매일경제 2020/4/5)

매일경제·니어재단 `코로나 위기 극복` 지상 좌담


◆ 코로나 위기 극복 좌담회 ◆



정부가 100조원 규모 금융·민생 안정 프로그램 가동과 9조원 규모 재난지원금, 한국은행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까지 잇단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 쇼크가 몰고 온 경제위기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투의 일환이다. 경제성장의 두 축인 투자와 소비가 '셧다운' 상태이고, 고용과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포스트코로나'가 가져올 불확실성이다. 따라서 인류 역사가 코로나19 이전인 BC(Before Corona)와 이후인 AC(After Corona)로 나뉜다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3일 니어재단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란 주제로 지상 좌담회를 열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경제위기를 '인컴(income) 쇼크'로 진단하며 "코로나19 이후 붕괴의 위기를 막으려면 정책 '새판 짜기'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좌담회에는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신성환 홍익대 경영대 교수(한국금융학회장),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가 참여했다.


―정부의 100조원 민생 대책과 재난지원금 지급이 효과가 있을까.

▷김정식 연세대 교수=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과거처럼 크지 않을 수 있다.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풀어도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일회성 성격이 강한 재난지원금의 경우 똑같은 돈을 쓰더라도 실업급여 형태로 추진했어야 한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문제는 정책의 엇박자와 혼선이다. 가령 회사채 신용경색을 막고자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했는데, 추가경정예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적자국채 발행 얘기가 나온다. 국채를 발행하면 공급 증가로 금리가 올라가고 이는 회사채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반대 정책을 함께 펴는 것이다.


―코로나19 쇼크를 과거 위기와 비교한다면.

▷신 교수=현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100년 전 대공황처럼 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 글로벌 경제는 2~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위축의 본질은 '인컴 쇼크'다. 기업 이익이 줄고 개인의 소득이 줄어드는 유동성 쇼크를 견뎌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김 교수=연말까지 지속되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수 없는 더 큰 충격이 경제에 미칠 것이다.


―추가로 필요한 대책은.

▷안 교수=기업들의 신용 리스크를 잡아야 한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고용 쇼크는 상상을 초월한다.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해야 한다. 증시는 기업이 살아만 있다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

▷김 교수=조세 감면이 필요하다. 수출기업 우대 정책을 마련하고 기업들에 고용보조금을 줘서 일자리를 보존하는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

▷신 교수=법인세 감면이 필요하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 부담이 최근 너무 커졌다. 한쪽에서는 돈을 풀면서 한쪽에서는 세금을 더 걷고 있으니 모순적 정책의 엇박자다.


―어떤 산업 대책이 필요한가.

▷신 교수=직격탄을 맞은 항공, 호텔 등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도 중요하다. 나중에 대출 회수에 급급하기보다는 다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을 낼 때까지 여유를 줘야 한다.

▷안 교수=2012년부터 한계기업이 증가할 때 과감한 산업 구조조정을 했어야 하는데 정부가 실기했다. 이번 기회에 좀비기업을 퇴출시켜야 새살이 돋는다.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안 교수=한은이 규정 때문에 CP나 회사채 매입을 하지 못한다고 하면 민간 금융사들만 전쟁의 최전선에 총알받이로 몰아넣는 꼴이다. 의병만 앞선에 내세우고 한은은 뒤에서 제한된 실탄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은은 위기 대응을 위해 한은법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무제한 양적완화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사들이는 일본이나 유럽중앙은행의 질적완화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신 교수=한은이 금리를 더 낮추는 것은 어렵다. 금리를 더 내린다고 투자나 소비가 늘어날 상황도 아니다. 안전판 마련을 위해 미국 외에도 통화스왑을 추가로 체결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까.

▷김 교수=포스트코로나 시대는 탈세계화, 비대면, 케인스주의로의 회귀가 화두일 것이다. 앞으로 국가 전략 산업, 생존 산업들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움직임이 등장할 수 있다. 또 정부 역할이 커진 만큼 대공황처럼 케인스주의 사고가 다시 확산될 것이다.

▷안 교수=세계화의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GVC)에 대한 회의론이 커질 것이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너무 체인이 길어졌고 많은 나라들이 개입돼 있다. 고리 하나만 끊어져도 전체 시스템이 올스톱되는 문제가 이번에 드러났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신 교수=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전향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산업구조부터 노동 개혁, 교육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김 교수=국가 전략 산업은 국내화를 할 필요가 있다. 비대면, 온라인 시장의 팽창으로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에 특단의 고용 정책이 필요하다.

▷안 교수=고용 시장이 경직돼 있으면 해고하지 못하니 기업들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지출을 줄일 방법이 없다. 그래서 현금 보유를 하는 것이다. 유럽처럼 고용을 안정시키면 기업에 임금을 보전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가장 우려스러운 한국 경제 뇌관은.

▷김 교수=돈이 많이 풀려 거품이 끼었는데 위기가 끝나고 돈을 다시 회수하게 되면 버블 붕괴가 우려된다. 가장 위험한 게 부동산 시장이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부동산 가격이 오른 측면이 크다. 그런데 추후에 유동성이 위축되면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신 교수=현재 국내 가계부채가 1600조원에 달한다. 코로나19가 인컴 쇼크로 이어지는 만큼 부채가 많은 가계에 직접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된다. 가계부채가 많은 한국에서는 금융권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김강래 기자 / 김형주 기자]